
승리투수의 조건: 단순한 이김이 아닌, ‘가장 적절한’ 투수의 기록
야구를 보다 보면 자막에 등장하는 “승리투수 ○○○”라는 이름, 한 번쯤 눈여겨보셨죠?
“어, 근데 저 선발투수 더 잘 던졌는데 왜 승은 저 투수가 가져가지?”
이런 궁금증, 한 번쯤 느껴보셨다면 오늘 이 글이 딱 맞을 겁니다.
야구에서 ‘승리투수(Winner Pitcher)’는 단순히 이긴 팀의 투수가 아닌, 특정 조건을 만족한 투수에게만 주어지는 명예로운 기록입니다.
특히 KBO와 MLB를 포함한 대부분의 리그에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, 그 기준은 선발과 구원에 따라 다르게 설정돼 있죠.
이번 글에서는 승리투수가 되기 위한 조건을 상세히 설명하고,
실제 경기 상황을 예시로 들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보겠습니다.
승리투수의 기본 개념
승리투수란, 자신이 마운드에 있을 때 팀이 리드를 잡고, 그 리드가 경기 종료까지 유지될 경우 부여되는 투수 기록입니다.
하지만 단순히 ‘리드 중’일 때 투구했다고 모두 인정받는 건 아닙니다.
- 선발투수: 최소 5이닝 이상 투구 + 리드 유지
- 구원투수: 역전 순간에 마운드에 있거나, 기록원이 가장 효과적인 투수로 판단한 경우
선발투수의 승리 조건: ‘5이닝’이 전부가 아니다
야구에서 선발투수가 승리투수가 되려면 꼭 충족해야 하는 첫 번째 기준은 바로 “5이닝 이상” 투구입니다.
이는 KBO뿐 아니라 MLB 등 대부분의 리그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규칙입니다.
예시 ①: 선발 6이닝 + 팀 리드 유지 = 승리
KIA의 선발투수 A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뒤 3:1로 앞선 채 마운드를 내려왔고,
이후 구원진이 남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경기는 그대로 종료됩니다.
이 경우 A는 ‘5이닝 이상 + 리드 유지’ 조건을 충족했으므로 승리투수가 됩니다.
예시 ②: 4.2이닝 + 리드 중 교체 = 승리투수 미지정
삼성의 선발 B가 4.2이닝 0실점으로 버티다 강판됐고, 그 시점에 팀은 2:0으로 앞섰습니다.
이후 구원투수들이 실점 없이 마무리하며 팀이 승리했지만, B는 이닝 수 부족으로 승리투수가 될 수 없습니다.
기록원은 가장 효과적인 투수를 구원 중에서 골라 승리투수로 지정하게 됩니다.
구원투수의 승리: ‘역전 시점’이 핵심
예시 ③: 팀이 역전한 순간 마운드에 있던 투수
NC가 5회까지 1:2로 뒤지고 있다가, 6회초에 3:2로 역전했습니다.
이때 마운드에 있던 투수 C는 단 1이닝만 던졌지만, 리드를 가져온 순간 투구 중이었다면 C가 승리투수가 됩니다.
동점 상황과 ‘승리투수 초기화’ 원칙
리드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, 한 번 동점이 되는 순간
이전까지의 승리투수 요건은 사실상 초기화됩니다.
예시 ④: 선발투수가 리드하고 내려왔지만 동점 → 다른 투수가 승리
LG의 선발투수 D가 6이닝 2실점으로 막고 4:2 리드를 안고 마운드를 내려온 후,
7회 상대가 2점을 뽑아 4:4 동점, 이후 8회 LG가 5:4로 앞서고
그 시점에 마운드에 있던 구원투수 E가 마무리까지 했다면,
E가 승리투수가 됩니다. 선발 D는 동점으로 인해 승리 요건을 잃었기 때문이죠.
기록원이 판단하는 구원승: ‘가장 효과적인 투구’
선발이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, 구원 중 리드 시점이 애매하거나 동점 상태가 반복된다면
결국 기록원이 ‘가장 인상 깊은 투수’에게 승리 기록을 부여합니다.
- 위기 상황에서 실점 없이 막은 투수
- 2이닝 이상을 무실점으로 던진 투수
- 경기 흐름을 바꿔놓은 투수
예시 ⑤: 선발 3.2이닝 + 이어 나온 2이닝 무실점 → 구원 투수 승
두산의 선발 F가 3.2이닝 2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후,
구원 G가 2이닝 무실점으로 흐름을 끊었고, 이후 팀이 역전하여 승리했다면,
G가 승리투수가 됩니다.
진귀한 승리투수들: 공 한 개로도, 던지지 않고도?
야구에는 정말 드문 상황들이 존재합니다.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1구 승리투수와 노 피치(No pitch) 승리투수입니다.
예시 ⑥: 1구로 끝내고 승리투수
기아의 구원투수 H가 등판하자마자 초구에 병살타를 유도하고 이닝 종료,
바로 다음 공격에서 팀이 역전한 후, 마무리투수가 세이브를 기록하면
H는 단 1구만으로 승리투수가 됩니다.
예시 ⑦: 공 한 개도 던지지 않고 승리투수?
투수 K가 등판 직후 견제사로 이닝을 마무리하고, 다음 이닝 팀이 역전한 후 다시 마운드에 올라 리드를 지킨다면
실제로 공을 던지지 않았더라도 승리투수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. 다만 이는 기록원과 공식 규정 해석에 따라 달라집니다.
논란의 여지: 이게 진짜 '승리'일까?
가끔 팬들 사이에서는 “이 투수가 이긴 게 맞아?”라는 논란도 생깁니다.
특히 구원투수의 경우 실점이 있었어도 역전 시점에 있었던 이유로 승리를 가져가는 일이 생기거든요.
그래서 야구를 보는 팬들은 승리투수 기록 하나만으로 투수의 활약을 평가하기보다,
이닝, 실점, 위기관리 능력 등 전체 맥락에서 해석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.
관전 포인트: '누가 던졌느냐'보다 '언제 던졌느냐'
승리투수의 기록은 단순히 누가 오래 던졌는지가 아니라,
언제 마운드에 있었고, 그 순간 경기 흐름이 어떻게 바뀌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.
경기를 보면서 “왜 저 선수가 승리를 가져갔지?”라는 의문이 든다면,
오늘 이 글을 떠올려보세요. 타이밍이 곧 기회입니다.
마무리하며: 숫자 너머의 기여를 보는 시선
기록지를 보면 승리투수는 단 한 명이지만,
그 승리를 가능케 한 투수는 여럿일 수 있습니다.
불을 끈 투수, 흐름을 바꾼 투수, 리드를 지킨 투수.
결국 야구는 기록과 기여 사이의 균형을 보는 스포츠입니다.
※ 이 글은 KBO 기준 승리투수 규정과 실제 경기 사례를 바탕으로 야구팬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성된 콘텐츠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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